[몽골여행]아직도 눈에 선한 몽골 만달솜 5남매...ㅠㅠ
새창녕신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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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.06.03 13: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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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새창녕신문]온라인뉴스팀 =지난 6월1일은 몽골의 '어린이날' 이었습니다. 만달솜의 종합운동장에는 화려한 드레스와 때깔나는 옷을 입은 어린이와 부모들이 손에손에 과자와 음료수를 들고 축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.
함박 웃음의 인파 뒤로 관중석 맨 뒷 줄에 남루한 차림의 남녀어린이 5명이 눈에 띄었습니다. 10살 남짓한 여자애를 중심으로 3~6살 가량 보이는 4명의 어린이가 앉아 부모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또래의 애들을 말없이 미동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. 먼 발치서 한참을 지켜봐도 부모나 보호자가 동행한 것 같지 않았습니다.
아마도 축제에 가자는 동생들의 성화에 못 이겨 누나이자 언니인 10대 소녀가 동생들을 데리고 온 것 같았지요. 언니는 나름 검은 색 원피스를 입었지만, 그나마도 초라했고 동생들은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인 듯 했습니다. 점심 무렵이었지만, 5남매는 먹거리 하나 없이 조용히 앉아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. 그 누구도 이들에게 눈길이나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.
본 행사가 열렸고, 이윽고 사회자의 "설렁거스에서 오신 김욱 선생님과 지역 기업인들의 선물 전달식이 있겠다"는 소리에 무대로 달려나가, 막 공연을 마친 어린이들에게 미리 준비한 현금이 든 12개의 봉투를 일일이 전달하는 순간에도 외롭게 앉아 있던 5남매의 얼굴이 눈 앞을 떠나지 않았습니다. 봉투 10개만 전달하고, 2개는 다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.
공식적인 선물 전달식이 끝나고 기업가들이 준비한 종합과자선물 봉투 2개를 들고 관중석을 향해 달렸습니다. 마침 5남매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더군요. 과자 봉투와 현금이 든 봉투 2개를 언니에게 '어린이날' 선물이라며 건넸습니다.
"바이르따 바이르따" 감사의 인사를 하던 언니의 눈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아 되려 저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. 귀국하는 비행시간 내내,,, 귀가해 여독을 털어내는 지금도 "돈을 좀더 넣었을 껄..."하는 부끄러움에 마음이 편치 않네요. 또 이런 인연을 만나면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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